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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

한국 전통 건축 난간: 미학과 안전을 담은 건축 요소


난간은 전통 건축물에서 안전과 미적 요소를 모두 갖춘 중요한 구조물이다.
목탑, 정자, 누각, 툇마루 등 다양한 건축물에 설치되어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도 난간을 볼 수 있으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장식이 가미되었다.

특히 조선시대의 난간은 독특한 구조와 세밀한 조각으로 건축미를 극대화했다. 난간의 종류로는 계자난간, 평난간, 교란, 돌난간 등이 있으며, 각각의 특징과 기능이 다르다.
지금부터 난간의 역사와 각 종류의 특징을 살펴보자.

1. 난간의 역사

난간은 선사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적으로 **고상식 건축(지면에서 띄워 지은 건축물)**에서 난간이 활용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유적으로는 **통일신라 시대 임해전지에서 출토된 ‘파만자난간’**이 있다. 이 난간은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일본의 호류지, 중국 원강석굴에서도 유사한 형태가 확인된다.

인도의 산치대탑 난간은 기원전에 만들어졌으며, 돌난간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에서도 비슷한 난간 형태를 볼 수 있어, 난간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2. 조선시대 대표 난간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난간이 사용되었으며, 건축물의 특성과 용도에 따라 다르게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난간의 종류를 살펴보자.

✅ 2-1. 계자난간

조선시대 대표적인 난간으로, 난간대가 밖으로 돌출된 형태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계자다리라는 부재가 난간대를 지지하는 구조
✔️ 계자다리에는 당초문양 조각이 새겨짐
✔️ 위쪽으로 갈수록 난간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구조
✔️ 난간대가 건물 안쪽으로 들리지 않아, 손이 스치지 않는 안정적인 난간

계자난간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난간 양식으로, 전통 건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전통 건축 (계자난간)



✅ 2-2. 평난간

계자다리가 없는 난간으로, 난간상방 위에 직접 난간대를 올린 형태이다.
✔️ 의성김씨 종택, 서지재사 등에서 볼 수 있음
✔️ 난간상방이 난간대 역할을 하며, 일부는 청판을 끼우기도 함
✔️ 풍혈(바람구멍)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구분

평난간은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인 구조로, 다양한 전통 건축물에서 사용되었다.

✅ 2-3. 교란

평난간과 유사하지만, 난간동자 사이를 청판 대신 살대로 엮은 형태이다.
✔️ 살대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음
✔️ 대표적으로 아자교란, 완자교란, 빗살교란, 파만자교란 등이 있음
✔️ 창덕궁 승화루에는 X자 형태의 교란도 존재

교란은 단순한 난간을 넘어 창호와 같은 장식 효과까지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 2-4. 돌난간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재 난간이다.
✔️ 궁궐 월대, 돌다리에 주로 사용
✔️ 일정 간격으로 동자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하엽석과 난간석을 배치
✔️ 난간석은 주로 팔각 형태로 제작
✔️ 난간 양 끝에는 법수석을 세우고, 서수상을 장식하기도 함

돌난간은 격식을 갖춘 건축물에서 주로 사용되며, 화려한 조각이 특징이다.

3. 난간의 기능과 디자인

난간은 단순한 안전장치가 아니라, 전통 건축의 미적 요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간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풍혈(바람구멍)
✔️ 난간청판에 뚫린 작은 구멍
✔️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는 효과
✔️ 연화두형(연꽃 모양) 장식이 많음

📏 치마널
✔️ 마루귀틀에 폭이 넓은 판재를 덧댄 구조
✔️ 난간하방을 두껍게 보여 안정감을 주는 효과

🔹 하엽(연잎 조각 부재)
✔️ 난간대와 계자다리 연결부에 연잎 조각 부착
✔️ 전통적인 미적 요소를 강조

🔺 법수(기둥 역할을 하는 부재)
✔️ 계단 통로 양쪽에 난간동자보다 굵은 기둥을 세운 것
✔️ ‘벅수(돌장승)’에서 유래된 명칭

4. 난간의 현대적 활용

전통 난간의 디자인 요소는 현대 건축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 한옥 카페, 전통 한옥 숙박시설, 공원, 정자 등에서 응용
✔️ 건축 미학을 살리면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기능 유지
✔️ 목재, 석재뿐만 아니라 금속, 강화유리 등을 활용한 현대적 디자인

특히, 최근에는 전통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전통 난간의 조형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마무리

난간은 단순한 안전장치가 아니라, 건축미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조선시대의 계자난간, 평난간, 교란, 그리고 궁궐과 사찰에 사용된 돌난간까지, 각 난간은 고유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오늘날에도 전통 건축 요소를 활용한 공간들이 많아지면서, 난간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건축 요소로 남아 있다.
한국의 전통 난간이 가진 미적 가치와 기능을 이해하면, 앞으로 더 많은 건축물에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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